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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심 공원에서 만나는 약초 - 서울 금교산 약초 기행
약초는 깊은 산속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주변 도심 공원에도 훌륭한 약초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장소는 서울 근교 금교산입니다. 높이 200m 남짓한 낮은 산으로, 산을 오르지 않고도 입구 언저리 공원에서 귀한 약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도심 공원의 장점은 접근성입니다. 등산복을 입고 먼 산까지 갈 필요 없이 평상복 차림으로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다가 약초를 관찰하고 채취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원 관리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무분별한 채취는 삼가야 합니다.
오늘 소개할 세 가지 약초는 측백나무 씨앗(백자인), 헛개나무 열매, 마타리 뿌리(패장) 입니다. 모두 도심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면서도 각각 불면증, 숙취, 내부 염증이라는 뚜렷한 효능을 가진 약재들입니다.
2. 백자인(柏子仁) - 측백나무 씨앗으로 불면증 잡기
백자인(柏子仁) 은 측백나무 열매 안에 들어있는 씨앗입니다. 측백나무는 공원이나 사찰, 공동묘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록 침엽수입니다. 가을이 되면 열매가 맺히는데, 그 안의 씨앗을 말린 것이 백자인입니다.
백자인의 가장 대표적인 효능은 불면증 치료입니다. 한방에서는 오랫동안 불면증과 가슴 두근거림, 불안감 등 심신 불안 증상에 백자인을 활용해왔습니다. 심장(心)을 안정시키고 신경을 진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현대인들의 불면증은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과도한 카페인 섭취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수면제에 의존하다 보면 내성이 생기고 부작용도 걱정됩니다. 백자인은 천연 약재로 장기 복용해도 의존성이 없으며, 점진적으로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백자인을 활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름을 짜서 복용하는 것입니다. 백자인은 기름 함량이 매우 높은 씨앗으로, 짜면 연한 노란색의 기름이 어마어마하게 나옵니다. 측백나무 특유의 향이 나는 이 기름을 매일 저녁 티스푼으로 몇 스푼씩 먹으면 불면증 탈출에 도움이 됩니다.
3. 백자인 기름의 놀라운 효능 - 변비·콜레스테롤·혈압까지
백자인의 효능은 불면증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첫째, 변비 완화입니다. 백자인은 기름 함량이 높은 씨앗류 약재의 공통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잣, 들깨, 호두, 마자인(삼씨) 모두 변비 치료 효과가 있는데, 백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름이 장을 윤활하게 만들어 배변을 부드럽게 하는 방향입니다. 특히 노인성 변비처럼 장이 건조하고 윤활이 부족해 생기는 변비에 효과적입니다.
둘째,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입니다. 백자인에 함유된 식물성 기름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이것은 백자인만의 특성이 아니라 식물성 기름의 일반적인 효능이지만, 백자인도 이 효능을 공유합니다.
셋째, 혈압 강하입니다. 식물성 불포화지방산이 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혈압을 낮추는 데 기여합니다. 고혈압과 불면증이 함께 있는 분들에게 백자인은 두 가지를 동시에 관리하는 좋은 선택입니다.
백자인 기름은 참기름이나 들기름처럼 고소한 향은 아니지만 측백나무 특유의 은은한 향이 있어 거부감 없이 복용할 수 있습니다. 불면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은 백자인을 구입해 직접 기름을 짜거나, 가루로 만들어 복용하는 방법을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4. 헛개나무 열매 - 숙취 해소의 진실과 최고 효능 부위
헛개나무는 숙취 해소로 너무나 유명한 나무입니다. 광고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남자한테 좋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남성의 정력과는 무관하고 술을 많이 마시는 남성들의 숙취 해소에 좋다는 의미입니다.
헛개나무의 효능은 명확합니다. 간 기능 보호, 알코올 분해 촉진, 숙취 해소입니다. 술을 마신 다음날 두통, 메스꺼움, 피로감 등 숙취 증상을 빠르게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헛개나무 중에서 어느 부위가 가장 효과가 좋을까요? 시중에서는 주로 헛개나무 줄기를 잘라 판매합니다. 줄기도 물론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열매가 훨씬 더 효과가 좋습니다.
헛개나무 열매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열매 자체도 약효가 있지만, 열매를 받쳐주는 열매 받침 부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열매 받침은 모양이 특이하게 생겼고, 먹어보면 달달한 맛이 납니다. 이 부분에 숙취 해소 성분이 농축되어 있습니다.
헛개나무를 활용할 때는 열매와 열매 받침을 함께 채취해 말린 뒤 달여 마시거나, 술에 담가 헛개주를 만들어 소량씩 복용하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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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패장(敗醬) - 마타리·뚜껑 뿌리의 놀라운 항염 효능
가을 공원을 걷다 보면 노란 꽃을 피우는 식물을 만납니다. 마타리입니다. 마타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꽃이 흰색으로 피는 식물도 있는데 이것이 뚜껑입니다. 두 식물의 뿌리를 한방에서 패장(敗醬) 이라고 부릅니다.
패장이라는 이름이 독특합니다. 패(敗)는 부패하다, 장(醬)은 된장·간장 할 때 그 장입니다. 즉 장이 부패했을 때 나는 냄새를 가진 약초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마타리와 뚜껑의 뿌리를 캐서 냄새를 맡아보면 장이 상했을 때 나는 역한 냄새가 납니다.
그런데 이 역한 냄새가 왜 약이 될까요? 한방에서는 같은 냄새가 같은 병을 치료한다는 원리를 적용합니다. 몸 안에 염증이 생기고 고름이 잡히면 안 좋은 냄새가 납니다. 오래 와병한 환자의 욕창에서 나는 냄새, 화농된 상처에서 나는 냄새가 그것입니다. 패장은 바로 이런 내부 장기의 염증과 고름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인 약재입니다.
패장은 특히 복강 내 염증, 장 염증, 부인과 염증 등 몸 안쪽 깊은 곳의 염증에 활용됩니다. 표면의 피부 염증보다는 내부 장기의 염증성 질환에 더 특화된 약재입니다.
6. 패장 실제 사례 - 아랫배 통증이 MRI로 안 잡혔는데 사라지다
패장의 효능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약국에 근무하는 나이 드신 약사 분이 아랫배가 살살 아픈 증상을 호소했습니다. 평상시에는 괜찮은데 세수하려고 몸을 구부릴 때만 아팠습니다. 나이가 있으시다 보니 혹시 큰 병이 아닐까 걱정되어 큰 병원에 가서 MRI를 비롯한 모든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깨끗했습니다. 아무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몸을 구부리면 아팠습니다. 검사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통증은 계속되는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약국을 운영하는 지인이 마타리 뿌리(패장)가 들어간 처방을 지어줬습니다. 복용 후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이 사례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내부 장기에 MRI로도 잡히지 않을 만큼 미세한 염증이나 고름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 의학 검사로는 감지되지 않지만 몸을 구부릴 때 자극을 받아 통증을 일으킬 만큼은 존재하는 염증입니다. 패장이 이 미세한 염증을 제거하면서 통증도 함께 사라진 것입니다.
이 사례는 현대 의학과 한방 의학이 보완적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검사상 이상 없는데 증상은 계속될 때, 한방 약초가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7. 산사나무 - 토종과 수입산의 차이
도심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약초가 산사나무입니다. 가을이 되면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데, 크기가 매우 작습니다.
공원에서 보는 산사나무 열매는 우리나라 토종 산사입니다. 크기가 작은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약으로 주로 수입되는 중국산 산사는 토종보다 5배 정도 큽니다. 계란 크기만 한 것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 태양산에서 본 야생 산사도 우리나라 토종처럼 작았다는 것입니다. 즉 산사나무에도 여러 품종이 있으며, 중국에서 대량 재배하는 품종이 특별히 큰 것이지 야생 산사는 작다는 것입니다.
공원의 토종 산사도 익어가면서 크기가 조금씩 커지기는 하지만 수입산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약효는 크기와 무관하게 콜레스테롤 감소, 혈압 강하, 소화 촉진 등의 효능을 공유합니다. 토종 산사를 채취할 수 있다면 소량이라도 활용해볼 만합니다.
8. 도심 공원 약초 채취 시 주의사항
도심 공원의 약초는 접근성이 좋지만 주의사항도 있습니다.
첫째, 공원 관리 규정을 확인하세요. 일부 공원은 식물 채취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소량만 채취하거나, 관찰만 하고 돌아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둘째, 오염 가능성을 고려하세요. 도심 공원은 자동차 배기가스, 농약, 제초제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채취한 약초는 반드시 깨끗이 씻어 사용하고, 가능하면 깊은 산속 약초를 선택하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셋째, 정확한 식물 감별이 필요합니다. 마타리와 뚜껑처럼 비슷하게 생긴 식물들이 많습니다. 독성 식물과 혼동할 위험도 있으므로 확실히 감별할 수 있을 때만 채취하세요.
도심 공원 약초는 접근성과 관찰의 용이함이 장점입니다. 직접 채취보다는 어떤 약초가 어디에 자라는지 배우고 익히는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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